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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2017.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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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사진 KT&G SKOPF 소장품전
글 - 유지성
<p><img alt="1" src="/feah/temp/2017/201706/a4d63350-ca7e-4f4e-99d3-7c15c75a5ff3" /></p> <p> </p> <p>사진은 참 오래 걸린다. 찍긴 금방 찍는데, 사진가란 이름을 얻는 데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신춘문예처럼 견고한 등단의 문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사진을 전공했다고, 또는 사진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저 사진가라 불리거나 스스로를 칭하는 이들은 드물다. 기술적으로라면 카메라를 사서 셔터만 누르면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펜만 들면 글을 쓸 수 있는 것처럼. 어쩌면 그래서 오히려 진입장벽이 공고할지도 모르겠다.</p> <p><br /> 기약 없는 문하생 생활, 또는 끼리끼리 즐기고 마는 공동전시를 넘어 원하는 사진을 찍고 널리 알리는 일은 웬만한 행운 없이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사진 찍는 행위 자체만으로 즐거우면 그만일 수도 있겠지만, 장르를 불문하고 직업적 사진가는 그것만으로 좀 부족하다. 젊은 사진가들이 초점이 흐린 사진 같은 내일을 걱정하는 사이, 꼭 그 때만 찍을 수 있는 사진과 거기에 필요한 정서는 모두 날아가고 만다.</p> <p><br /> 물론 돌파구는 있다. 곳곳에서 공모전이나 작가 지원 프로그램이 열린다. 관이 주도하기도 하고, 미술관을 비롯한 영리단체가 열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1회성에 가깝다. 공모전은 사진도 사진이지만 공모전 제각각의 목적이 분명히 존재할 테고, 지원 프로그램 역시 1년 단위든 분기 단위든 해당 시기가 지나고 나면 힘을 잃기 마련이다. 그보다 높은 시상식이라는 문턱에 다가서기엔 젊은 작가들이 뭔가 제대로 해 붙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p> <p> </p> <p><img alt="3" src="/feah/temp/2017/201706/2bdc0f93-ab6d-40c8-aca9-1abee8d87779" /></p> <p> </p> <p>상상마당의 스코프SKOPF 프로그램은 2008년부터 열려 올해 6회째를 맞고 있다. 스코프는 보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젊은 사진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KT&G 상상마당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창작지원 프로그램”이다. 상상마당이 올해 6주년을 맞았으니, 개관과 거의 동시에 진행된 상상마당의 대표 기획이라 할 만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권지현, 정지현, 지영철 세 명의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9월 10일부터 29일까지,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사진과 사진: KT&G SKOPF 소장품전>을 열었다.</p> <p><br /> <사진과 사진: KT&G SKOPF 소장품전>은 기본적으론 ‘아카이빙’의 성격에 가깝다. 그동안 지원 프로그램을 거친 21명의 작가들의 사진을 내걸었다. 소장품전이란 이름처럼 모두 상상마당에서 소장하고 있는 사진들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저 작가들의 지원 당시 사진을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꾸준히 진행 중인 프로그램의 의미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면면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쪽에 가까워 보인다. 워낙에 프로그램의 구조 자체가 젊은 사진가들을 발굴하는 것을 넘어 선후배 사진가 간의 네트워킹을 비롯한 사후관리까지 신경을 쓰는 식으로 짜인 덕이다. <br /> 스코프의 자랑은 누구를 지원하고, 그에게 얼마만큼 큰 상금과 전시 기회를 주느냐가 전부가 아니다. 인터뷰 심사를 통해 ‘올해의 작가’(지원 작가)로 선발된 사진가들은 심사위원과 멘토- 멘티 관계를 맺는다. 심사위원은 모든 단계의 심사를 작가에게 공개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히 젊은 사진가와 심사위원은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그 다음엔 공개 포트폴리오 리뷰를 통해 대중과 사진 관계자들에게 사진을 발표한다. 이미 지원 프로그램이 끝나기도 전에 젊은 사진가들의 이름이 상상마당이라는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 밖으로 알려진다. </p> <p> </p> <p><img alt="3" src="/feah/temp/2017/201706/64fcb00d-b520-4a24-8d96-a2b65856beaa" /></p> <p> </p> <p>결국 마지막엔 한두 명의 ‘최종작가’를 선정해 활동 지원금, 개인전 개최, 작품집 제작 등의 혜택을 주는 시스템이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이미 젊은 사진가들은 앞으로의 작업을 위한 충분한 인적, 경험적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사진과 사진: KT&G SKOPF 소장품전>를 위해서도 그 동안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21명의 사진을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모았다. ‘최종작가’로 선정되었든, 다소 아쉽게 ‘올해의 작가’로 지원 프로그램을 졸업했든 차별을 두지 않았다. 6주년을 맞아 상상마당이 유례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가운데에서도, 20일이란 넉넉한 기간을 할애해 그들의 작품으로 갤러리를 가득 채웠다. </p> <p><br /> 두 번의 부대행사 역시 보여주기나 생색내기 식의 행사가 아닌 알짜 행사로 채웠다. 특히나 제 3회 ‘최종작가’로 선정된 채승우 사진가와 함께 사진의 초상권, 저작권과 관련한 공개워크숍을 개최한 것은 이번 전시의 지향점을 더욱 명확하게 한다. 자칫 젊은 사진가들이 실수하거나 자신의 권리를 100퍼센트 찾기 어려운 부분을 같은 프로그램을 거친 선배의 입장에서 조언하는 자리였다. 이번 전시가 그저 ‘아카이빙’ 형태의 1회성 전시가 아닌 꾸준한 연대의 틀을 마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프닝 파티의 이름 역시 ‘네트워킹 파티’로 젊은 작가들은 물론 심사위원, 사진 관계자들이 모두 모였다.</p> <p> </p> <p><img alt="4" src="/feah/temp/2017/201706/1f297fec-8dd9-4015-9231-c393b8d4bb0b" /></p> <p> </p> <p>어쩌면 <사진과 사진>이라는 명쾌하고 단출한 이름, 그리고 빽빽한 상하 2단이 아닌 좌우로 공간을 널찍하게 사용하며 사진을 걸어둔 전시장 풍경이야말로 스코프가 젊은 작가들과 사진을 대하는 태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 아닐까? 국립현대미술관 학예관 강수정은 이번 전시를 위해 부쳐온 글에 “치열했던 선정 과정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를 만나기 원하는 간절한 ‘부름’이기도 하다. 이제 작가들의 ‘응답’을 눈으로 확인해 보자”고 썼다. 이 글은 전시장 입구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덧붙이자면, 스코프의 부름과 작가들의 응답은 한 번의 전시, 1년간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끝나지 않는다. 전시는 막을 내렸지만, 꾸준히 교류할 것이다. 사진은 참 오래 걸리니까, 그렇게 하는 게 응당 적절하다. </p> <p> </p> <p><img alt="6" src="/feah/temp/2017/201706/c8d77755-d90c-4b8e-9c48-9da40424bf01"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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