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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번역가들은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PEOPLE | 아티스트 인터뷰 |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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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번역, 글 바꾸는 즐거움> 강사 조영학 인터뷰
글 - 상상마당 아카데미
<p><br /> <br /> <span style="color:#0066ff;"><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Q 번역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span></span></span></p> <p> </p> <p><span style="color:#696969;"><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A 글쎄. 기억에 남는다면 원작이나 번역 결과가 맘에 들어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 반대일 수도 있겠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면,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를 들고 싶다. 이유는... 창피해서! 법정스릴러였는데 그때만 해도 '전문 소설'에 대한 기본개념조차 없을 때라 법정 용어나 개념 모두를 상식선에서 처리하고 말았다. 결국 기억하기도 끔찍한 어설픈 법정스릴러를 만들어내고 만 거다. 솔직히 고백하면 초기 작품들은 모두 재번역하고 싶다. 고집을 부려서 ⌜히스토리언」을 완전히 재번역한 적도 있다. 지금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어떻게든 전문가들을 섭외한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고 싶지 않아서. 번역가 지망생들에게 번역 강좌가 필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데뷔한 경우인데 그 바람에 불필요한 실수를 많이 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번역소설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아서왕 군벌 삼부작⌟ ! 원고지 8천매에 달하는 대작이기도 했지만, 고대어의 우리말 표기에서 역사 검증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소설이다. 그리고 장르소설에서의 입지를 굳혀준, 데니스 루헤인의 「가라 아이야 가라⌟도 의미가 크다.</span></span></span></p> <p><br /> </p> <p><span style="color:#0066ff;"><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Q 번역가로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굳힌 계기가 있었나.</span></span></span></p> <p><br /> <span style="color:#696969;"><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A 워낙 글을 읽고 쓰는 일을 좋아했다. 소설을 읽거나 시를 짓고, 노랫말을 짓는 일들. 번역을 시작한 건 꽤나 늦은 나이였지만, 소설번역가의 꿈을 꾼 건 대학생 때다. 2학년 때 장래 희망을 묻는 설문에 당당하게 '소설 번역' 이라고 적기도 했었다. 당시에도 스티븐 킹, 딘 쿤츠 등의 호러 번역소설을 좋아했는데 그런 소설을 읽을 때마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국내 번역가 중에서 스티븐 킹 소설을 제일 많이 번역했으니까 꿈은 확실하게 이룬 셈이다. 번역도 글을 다루는 일이라 매력도 역시 글에서 찾아야 하겠다. 창작가의 차원까지는 아니겠지만, 원문의 의미와 분위기와 이따금 운율까지 맞아떨어지는 표현을 찾아낼 때면 이따금 엉덩이춤까지 추게 하는 일이다.</span></span></span></p> <p> </p> <p> </p> <p><span style="color:#0066ff;"><span style="font-family: Arial, Helvetica, sans-serif; font-size: 14px;">Q 번역가로서, (소위 말해) '먹고 살만' 해 진 건 언제부터인가.</span></span></p> <p> </p> <p><span style="color:#696969;"><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A 그런 면에선 운이 좋은 편이다. 요령부득으로 어떻게 번역가가 되는지 몰라 몇 년간 허송세월을 하기는 했지만 일단 데뷔를 하고부터는 한 번도 일거리가 떨어져 본 적이 없다. 한창 때는 열 몇 권씩 쌓아놓고 일을 했다. 안정궤도에 올랐던 건, 데뷔 후 3년쯤 되었을 때다. 문득 아. 이제 번역만으로도 먹고 살겠구나 하는 자신이 생겼다. 그때부터는 대학 강의도 모두 중단하고 집에서 번역만 했다. 덕분에 가사 일이 전부 내 차지가 되는 부작용까지 생겼다. (웃음)</span></span></span></p> <p><br /> </p> <p><span style="color:#0066ff;"><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Q 지난 17년간 80여권의 책을 번역했다. 지겹진 않나?</span></span></span></p> <p> </p> <p><span style="color:#696969;"><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A 나에겐 번역이 천직이다. 이렇게 좋은 데 지겨울 리가! 지금도 새 책 잡을 때의 짜릿함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요즘 조금씩 게을러지고 있긴 한데, 예전엔 정말 지루하거나 힘들다는 생각할 틈도 없이 미친 듯이 일했다. 지금도 보통 새벽 3~4시에 일을 시작한다. 6시에서 8시까지는 식사 준비와 식구들 출근, 등교 준비로 바쁘고, 그 후에 다시 일을 시작해 오후 5시 정도쯤 일을 끝낸다. (물론 그 사이에 청소, 사장 등 다른 일도 많다!) 그때면 저녁준비도 해야 하고, 저녁 식사 후에는 가족과 반주 한 잔 하며 쉬는 편이다.</span></span></span></p> <p> </p> <p> </p> <p><span style="color:#0066ff;"><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Q. 소설번역은 다른 매체, 다른 장르 번역과 비교해 어떤 매력이 있나.</span></span></span></p> <p> </p> <p><span style="color:#696969;"><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A 얼마 전, 나보다 고참 번역가를 만났는데 그 분은 소설은 때려죽어도 못하시겠다고 하시더라. 난 완전히 그 반대다. 지금껏 비소설은 초기에 단 두 편을 했는데, 그 다음부터 소설 외에는 아예 의뢰를 받지 않는다. 너무 괴롭고 힘들었다. 나한테야 당연히 소설번역이 더 재미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소설번역이 다른 번역과 차이가 있다면, 원문의 의미 외에도 분위기 상징, 뉘앙스 등, 옮겨야 할 게 더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치밀함이나 정교함보다는 번역자의 문학적 소양과 글 솜씨가 더 많이 요구된다. 미묘한 문학적 차이를 느끼고 표현해내는 능력이 번역자의 가치를 결정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일 것.</span></span></span></p> <p> </p> <p> </p> <p><span style="color:#0066ff;"><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Q 출판 번역가에게 필수 자질이 있다면?</span></span></span></p> <p> </p> <p><span style="color:#696969;"><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A 무엇보다 우리 글 놀이를 좋아하고 또 잘해야 한다. 외국어 능력은 사실 부차적이다. 물론 번역시간을 단축시켜주니 수입에는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독자들이 접하는 결과물은 궁극적으로 우리말이다. 출판사와 독자들이 그 번역가를 다시 찾느냐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결국은 우리말을 얼마나 맛깔스럽게 표현했느냐 이다. 구글 번역기와 번역가의 차이가 바로 그런 것 아닌가? 단순히 바르기만 한 번역가는 오래 못 간다. 더욱이 우리 글 놀이를 좋아하고 잘해야, 타고난 번역가가 지녀야 할 두 번째 자질, 무거운 엉덩이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출판번역, 글 바꾸는 즐거움] 강의의 목표도 늘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수강생들과 나누는 것이었다.</span></span></span></p> <p> </p> <p> </p> <p><span style="color:#0066ff;"><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Q 번역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충고 한 마디 해달라.</span></span></span></p> <p> </p> <p><span style="color:#696969;"><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A 프리랜서가 다 그렇듯, 번역 또한 자기와의 싸움이다. 앉아 있기는 고통스럽고 세상은 재미있는 일 천지다. 직장생활보다 스트레스가 덜하고 시간운용이 자유로운 것 같지도 않다. 오히려 남들 퇴근 후나 휴일에 일하는 경우가 많고, 또 다음 작품 의뢰나 악평 등 신경 씨야 할 일도 많다. 물론 그런 점을 상쇄하고라도 장점이 많은 직업임에는 분명하지만, 그걸 찾아내고 고통을 이겨내는 것 또한 자기 몫일 수밖에 없다. 내 경우는 일할 때 최대한 집중해서 일하고 여가시간도 충분히 만들어내자는 주의다. 요즘엔 집안일도 많고 새로 텃밭도 시작했지만, 그래도 한 달에 두 번은 어떤 일이 있어도 산으로 달아난다. 닥치는 대로 쏘다니고 꽃 사진도 찍고, 계곡에서 물놀이도 해야, 부족한 운동량도 채우고 다시 2주일 분량의 에너지가 쌓이는 것 같다. 장기간을 책상에 앉아 외국어와 싸우는 일이다. 의도적으로라도 일과 휴식의 경계를 나눌 필요가 있다.</span></span></span></p> <p> </p> <p> </p> <p><span style="color:#0066ff;"><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Q 출판 시장과 번역의 미래가 어둡다는 말들이 있다.</span></span></span></p> <p> </p> <p><span style="color:#696969;"><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A 그렇지는 않다. 실제로도 미디어 산업이 발전하면서 영상과 게임 등 미디어 분야에서는 번역가의 수요가 훨씬 많아졌다고 들었다. 출판번역도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출판시장의 침체와는 달리, (아직 초기단계이나마) e북(ebook)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늘고 있으니까. 그 컨텐츠 역시 대부분 번역가들이 담당해야 할 몫이 될 것이다. 향후 정부 정책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e북의 제작비가 종이책보다 훨씬 싸다는 점도 번역가들에게는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보다는 번역가의 양성이나 처우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더 시급한 문제일 듯 싶다.</span></span></span></p> <p> </p> <p> </p> <p><span style="color:#0066ff;"><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Q 번역가로서 가장 큰 기쁨과 자부심은?</span></span></span></p> <p> </p> <p><span style="color:#696969;"><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A 사실, 번역가가 화려한 직업은 못 된다. 나도 수염을 열흘 이상씩 내버려두기도 한다. 밖에 나가봐야 알아보거나 대접해주는 사람들도 없고, 번역을 시작하면서 제일 기쁘고 고마운 건, 덕분에 나와 가족의 행복을 되찾았다는 거다. 개인적으로도 훨씬 마음이 느긋해졌다. 아까도 얘기했듯 나한테는 천직이다. 번역가로서의 자부심이라면, 무엇보다 소설전문 번역가로서 한 눈 팔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일 것 같다. 정확히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소설만이라면 국내에서 제일 많은 작품을 작업했을 거다. 처음 번역 시작할 때 적어도 소설 100편을 채우겠다고 맹세한 적이 있는데 꼭 그 약속을 지키고 싶다.</span></span></span></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글, 사진 ㅣ 박진아(KT&G 상상마당 교육사업팀 기획자)</span></span><br /> </p> <p><span style="color:#ff0066;"><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 해당 글은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 콘텐츠로 모든 글의 내용 및 저작권은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에 귀속되며,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변경하거나 도용할 수 없습니다.</span></span></span></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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